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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 - 장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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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나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에 배달됐길래 뭔일인가 했더니 남편의 주문;;
순간 내가 뭐에 홀려서 주문했나 깜짝 놀랐쟈나여 ㅋㅋ

259페이지의 일반 책(?) 정도 두께인데,
사진과 그에 대한 편지가 담겨 있어 금방 읽었다.
사실 사진집이라고 보는게 더 가까울 것 같기도.

요런 식의 편집임.

저자는 노무현대통령 시절의 전속 사진사로,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다.
이명박대통령 당선 후 그가 청와대를 떠나지 않고 계속 근무한다고 배신자라고 욕먹던 걸 노대통령이 감싸주었다는 일화는 나도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정권의 교체라서 더 민감한 부분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정권이 결과적으로 노무현대통령 서거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으니.


노무현대통령 재임 시절의 나는 고등학생~대학생이었다.
친구의 학원 선생님이 노사모라 활동 열심히 하더라는 얘기도 듣고,
탄핵 정국을 보면서 수능 문제로 나오지 않을까 하던.
정치에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고,
지금에서야 그시절을 그리는 사람들을 통해 하나둘씩 알아가고 있다.

이분의 정책적인 면에 대해서는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으니까. 누구나 그렇듯 공과가 있겠지.
하지만 인간적인 면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소탈하다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분이었음을.

사실 재임기간에는 그 소탈함때문에 쓸데없는 불만도 많이 샀던 걸로 기억한다.
격이 떨어진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 대통령의 품격이 뭔데.
그때 그를 비난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정말 대통령직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있는 게 누군가.
우리 사회가 아직 그러한 대통령을 만날 만큼 성숙하지 않았었다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다.

요즘도 그렇다.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거늘,
일반인의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일반인에게 필요한 정책을 고민하고,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겠나.
어설프게 서민 코스프레하다가 들통이나 나고.
근데 이 사회는 아직도 그런 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나보다.

반드시 그와 정책적으로 이어져 있을 필요는 없으나,
(그를 계승했다 하면서 먹칠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일지도)
그렇게 소탈하고 서민적이며 평범하게 살아왔던 사람이 다음 대통령, 또 그 다음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인의 영달만을 위한 게 아닌, 정말 국민의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ㅡ이게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게 서글프네.
역대 대통령 중 이런 분이 또 있을까.
앞으로는 더 많이 나와야 할텐데.


읽으면서 괜히 마음 찡해졌다.
노무현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눈물 한바가지 쏟을 듯 하다.
그리고 이 사회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앞선 인물을 이렇게 빨리 떠나보내게 된 현실에 한탄이 절로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