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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리틀 브라더 - 코리 닥터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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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필리버스터 때 인기있던 책 중 하나였던 책.
나는 전자도서관에서 치열한 대기행렬 끝에 ㅋㅋ 대여해봄.

한 고등학생이 우연히 테러 현장에 있다가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후
자신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과잉대응하는 정부와 맞서 싸우는 스토리.
전산 용어가 많이 나와서 중간중간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 있었고
욕설도 좀 있긴 하지만 그건 화자가 고딩이니까 ㅋ 글타치자.
여하튼, 그래도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편이었다.

ㅡ그럼에도 나는 읽기가 좀 힘들었다.
어제 저녁에 읽기 시작해서 반쯤 읽다가 힘들어서 덮고,
오늘 오전에 나머지를 읽었다.
힘들다기보단, 상황에 몰입해 읽으면서 좀 지쳤다.
이 소설속 세상의 배경이 딱 언제다, 한건 아니지만
그리고 약간 현실보담 좀 더 미래인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동떨어진, 터무니없이 먼 미래는 아닌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의 한국과 비교해보게 되고,
머리가 아프고 한숨이 나게 되더라고.

마커스의 입을 통해 저자가 계속 얘기하는 것은,
"권리장전"의 기본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국민의 기본권을,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아무렇지도 않게 침해하는 정부 권력,
그리고 그에 대립해서 기본권을 지키려는 고등학생.
저자는 그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외로운 사투와 그의 조력자, 방해자를 함께 그렸다.

읽는 내내 숨이 막혔다.
마커스가 지키려는 건 한국으로 치면 대한민국 헌법 상의 기본권리다.
우리는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혹시 무심결에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거나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버리지는 않았던가.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도 지난번 필리버스터 때 알라딘 이벤트를 통해서야 헌법 전문을 처음 읽어봤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이, 많은 사람들의 피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여 이룩한 지금의 자유와 평등, 권리를
나도 모르는 새에 포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더라.


이념적인 면에서도 생각해볼 거리가 많았고,
다른 면에서도 몇가지 더 있었다.
하나는, 역시 세상을 바꾸는 건 공돌이인가- 하는 거. ㄲㄲ
공돌이와는 거리가 멀지만 IT제조업(?)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그런 능력이 되는 건 공돌이뿐인 것 같아서
(공순이 포함 ㅋㅋ 왠지 어감이 좀 안 사는 느낌이라)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과연 내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공헌할 수 있을까?
현실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든 그냥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저 그런 사람 중 하나에 그치게 되는 건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하나는, 미쿡(혹은 서양?) 애들은 미성년자도 집에 콘돔을 구비해두고 있구나 하는 거. ㅋㅋㅋㅋㅋ
뭔가 이 책의 주제의식과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긴 하지만 ㅋㅋ
그래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이런걸 그냥 쉬쉬하고 금기시하기만 할 게 아니라고 봐. 하나 나아지는 것도 없고.
어릴때부터 제대로 된 성교육과 콘돔 사용법을 알려주는 게
개인의 의식 면에서도 그렇고 각종 사회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거 같어.
뭔가 소설 속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ㅋㅋ 나와서 보다 혼자 빵터짐;


아무튼. 모처럼 생각할거리가 굉장히 많았던 소설이었다.
내가 속한 이 사회와, 나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를 돌이켜볼 수 있었다.

소설에선 25살 이상은 믿지 말자고 하지만,
내가 이미 이 나이를 넘은지 좀 됐으므로ㅋㅋ;;;;
40살 이상은 믿지 말자고 나 혼자 바꿔 써본다.
40살 이상의 누군가를 믿지 말고,
나를 위해 일해줄 정부 책임자는 나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