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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왜 상인이 지배하는가 -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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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카페 서평단으로 당첨된 책.
하필 바쁠 때랑 겹친데다 양이 좀 있어서 읽는데 한참 걸렸다 ㅠ

내가 제목을 듣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역사책이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 시작하는데,
사실 세계 어느 나라의 신분제를 바탕으로 시작한대도 거의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지기는 한다.
이름만 카스트제도에서 차용해왔을 뿐.
브라만(성직자, 지식인), 크샤트리아(장군), 바이샤(평민-상인)
3개 계급의 역사적 변천사와 시대의 흐름을 다루었다.


저자도 중간중간 언급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이라고 해서 상인을 천대시해왔다.
아, 물론 이건 조선시대 기준이겠지만,
가장 최근(?)의 왕조라 그런지 조선시대의 풍습이나 문화가 악습마저도 그대로 이어져 온듯 하니.
여하튼, 오랜기간 중국의 영향을 받았고,
중국이 사농공상으로 사대부를 우선시하던 것을 그대로 받아서
상인을 천대하는 문화가 강했다.
(사실 이런 면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 중국/조선얘기가 거의 없는 게 이상할 게 없다.
상인들이 뭘 한게 있어야 역사의 흐름에 대해 언급할텐데.)

그런 나라가 일제 강점기를 거친 후 미국식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이제는 배금주의가 만연;하게 된것도 참 웃지 못할 일이다.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미국식 자본주의는 유럽과도 성격이 다르고,
내 기준 좀 더 자유주의의 극단에 가까운 느낌인데,
우리가 하필(?) 이런걸 받게 돼서 말이지.

뭐, 받아들이는 과정과 여러 부작용, 그리고 정부에 의해서 모양새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보면 참 아쉬움이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다.
첫단추를 잘못 꿴 느낌이라.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는 '예수' 이야기였다.
예수가 근대 비즈니스의 창시자였다는 거.
황당하긴 한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얘기가 있음 난리났을건데,
또 생각해보면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다양한 종교지도자가 범람하던 시대에,
목숨을 다하는 충성도를 가진 제자들과 신도들을 만들었다.
물론 이념적인 부분도 그렇고 여러 기적을 통해 능력을 발휘했다만
여튼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어필해서 자신의 편을 만드는데 성공하지 않았나.
출간 시점(1925, 예수의 인간경영과 마케팅 전략 /브루스 바튼)부터
지금까지 혹평을 받고 있다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에 익숙해 있는 나에게는 좀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기회가 된다면 따로 읽어보고 싶을 만큼.


돈의 흐름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니 시대상에 대한 얘기가 불가피하고,
전쟁 얘기도 빠질 수 없고.
그런식으로 해서 다루는 내용이 방대하다보니 좀 어려웠다.
저자가 다양한 책/자료를 인용해놔서 이것만 이해해도 세계의 흐름을 읽는 데 충분할 것 같은데,
저자의 서술 문제인지 번역자의 잘못인지 썰이 좀 장황하다.
책장도 잘 안넘어가고 지루한 감이 좀 있더라고.
주말에 읽다가 졸기도 하고ㅠ
한권에 너무 많은 걸 다뤄놔서 그런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공짜로 선물받은 책이라서 혹평하기는 미안하지만,
돈주고 산게 아니라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ㅡㅜ

하지만 정말 다양한 참고자료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넣어놨으니,
다시 한번 더 읽으면서 곱씹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