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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엄마됨을 후회함 - 오나 도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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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있다는걸 알았을 때부터 읽고 싶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ㅋㅋ
(우리동네에 도서관이 있다니 넘나 행복한것ㅠㅠ)

사실 음.... 뭐랄까 제목부터가 충격적이어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엄마가 됐다는걸 후회한다는 것 자체가 선천적이라는(?) 모성애라는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혹자는 모성애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느낄 수 있을 법한-
어찌보면 굉장히 금기시되고 있는 주제이다.
ㅡ그래서 더 알고 싶었다.

사실 이 인터뷰 사례들은 좀 극단적이어서 약간 실망했다만,
(다시 태어나면 절대 아이를 낳지 않을거에욧!!! 위주라...)
어쨌든 마음 한구석에 있는 후회라는 감정을 드러낼 자리가 마련됐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 어디선가 모성애가 선천적이라는 것은 틀린 것이며,
'엄마란 이러해야한다'라는 사회적 통념이 학습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생각외로 내새끼가 이뻐 죽을거같은 감정이 쉽게 생기지 않는 경우 엄마들이 스스로를 자책하다 산후우울증을 겪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가 모성애는 위대하고 신성한 것이며 그게 없다면 엄마 자격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하지도 못한 채 끙끙 앓고 괴로워한다고.

내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모성애 때문이었다.
모성애가 생기지 않을 것 같아서.
물론 '막상 낳으면 다 생겨~'라는 주변의 의견도 있었지만,
그러다 끝끝내 안생긴다고 누가 대신 책임져줄 건 아니쟈나 ㅋㅋ
괜히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난 아이에게 쓸데없는 후회와 미움을 주고 싶지 않아서,
나에겐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만 우리나라도 결혼=출산의 분위기지.
나 역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과 수많은 오지랖의 시선에서 자유롭기 어려웠고.
비출산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분위기.
아니 대체 내 아이 대신 길러줄 것도 아니면서 왜들 그러심?

이 부분이 마음에 꽂힌 이유는, 우리나라에선 낙태는 불법이니까.
물론 낙태를 반대하는 쪽의 의견은 이해한다.
생명공감하는 부분도 크다.
하지만 모든 낙태를 다 불법화했다는 게 가장 문제라고 본다.
여성의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박탈해버렸잖아.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했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아이가 생기면 낳아야하는 존재가 돼버렸다는 게 화가 난다.
임신한 여성 혼자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한다는 현실이 잔인하다.


중간에 이런 얘기도 있었다.
아무도, 그 어디에서도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 현실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만일 사전에 제대로 알았다면 적어도 후회가 들지는 않았을 거라고.
우리나라는 특히나 더한 것 같다.
성교육도 쉬쉬하면서 그지같이 하고,
(아 요샌 좀 어떤가 몰겠다. 나만 해도 순결사탕 세대임ㅋ)
남자든 여자든 피임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출산은 고귀한 거라면서 막상 임산부가 노약자석 앉으면 나이도 어리고 멀쩡해보인다고 ㅈㄹ,
출산하고 육아하다 바람쐬러 나가면 맘충이라고 ㅈㄹ,
이런 사회에서 퍽이나 아이 낳고 싶겠다 ㅋㅋ

물론 진상 부모가 많은 건 맞지만,
그래서 나도 노키즈존 적극 찬성하지만,
그걸 '맘충'이라고 부르는거 자체는 문제 아닌가.
부모충ㅋㅋ이라고 하던가 왜 엄마만 저격함?
왜 전국의 수많은, 육아에 찌든 엄마들을 다 죄인 만듦?
게다가 출산&육아휴직은 얼마나 힘들거며....
임신/출산을 통해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얼마전에야 제대로 알았는데, 나에겐 되게 충격이었다.
몸이 그렇게 많이 망가지고, 상하는 일인지 몰랐다.
그렇게 기껏 몸 망가져가며 출산한 후에 벌레 취급 받을거 뻔히 예상되는데 누가 이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고 싶을까.
안낳고 이 한몸 편하게 건사하며 살고 말지 ㅋ

생각이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물어 복잡해지는데,
여하튼 이런 책이 나온 것 자체가 긍정의 신호라고 본다.
여가부/보건복지부 등에서 쓸데없이 출산지도 따위나 만들지 말고 이런 책 보면서 생각을 좀 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