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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How to Steal a Dog - Babara O'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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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
걍 [Three Blind Mice] 필사를 끝내고 나서 새로운 쓸거리를 찾다가; 도서관에서 문고판 봤을때 얇아보여서 만만히 보고 시작함.
e북 사서 썼는데 총 21챕터라 하루 평균 1~2챕터씩 써서 정확히 딱 2주 걸렸네 ㅎㅎ
아마 야구장 갔다왔던 하루 빼고는 매일 썼던듯?
만년필 잉크 바꿔가면서 쓰는 재미로;;

사실 만년필 잉크 바꿔서 쓰는 재미 외에는 없었다.
그래서 그마저 없었으면 걍 때려쳤을 것 같다;;;;;
필사용, 혹은 영어 원서읽기에 가볍게 도전할만한 용도로만 추천하고 싶은 정도.

왜냐면,
화자인 소녀의 가난한 생활에 대해 묘사하는 걸 보면서 나도 화자랑 같이 스트레스받고 있더라고.
단순히 이친구(?)한테 감정이입을 한다 이런걸 떠나서,
밝고 즐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어둡고 암울하고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니까;
가뜩이나 회사에서 시달리고 와서 집에서 새로운 취미생활로 글씨 쓰면서 힐링하고 싶었던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아니 나는 이거 되게 따뜻하고 감동적인 휴먼 동화(?) 이런걸로 듣고선 기대하면서 읽은 거였는데;
결론만 나름대로 해피엔딩이면 다여?
그것도 뭔가 걍 급수습 급마무리 후다닥 끝 하는 느낌인디;;;
암튼 뭔가 순수하고 해맑은 아동의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이런걸 원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람 ㅡㅡ;;;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게 있었다.
중학교 때, 허우대 멀쩡한데 머리가 떡져서 오랫동안 안감은 티가 나고 냄새도 나서 별로 가까이 있고 싶지 않은 친구가 매년 반에 한명 정도는 있었다.
나는 그때 그저 얘는 왜 씻지를 않지;;; 안찝찝한가;;;; 나도 씻기 싫어하긴 하지만 저정돈 아닌데;;;;;; 하고 걍 피했었다.
가끔은 본인도 신경쓰이는지 향수를 뿌리기도 했는데,
몸의 악취와 향수냄새가 섞이면....음......;;
암튼 이래저래 최악이었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친구들이 단지 씻는걸 싫어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씻고 지낼 수 없는 환경에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중간중간에 주인공 조지나와 가족들이 근처에 있는 식당이나 마트 같은 곳의 화장실에서 씻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 곳에서 씻으려면 당연히 샤워는 불가능하겠지.
머리감는 것도 쉽지 않을거고, 기껏해야 세수 정도?
물론 그친구들이 전부 조지나같은 환경은 아니었겠지만-
매사에 가장 민감할 중학생때 집안 환경이 좋지 못해 기본적인 것조차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여하튼 나는 이제서야 알게된거다. 왜그랬는지.

사람이 아는 만큼 보이게 된다는 말이 참 와닿더라.
내 기준에서 함부로 재단한 게 뒤늦게나마 미안해졌다.


또 한가지 떠오른 것은,
직접적인 가정폭력만이 아동학대가 아니라,
아이를 아이답지 않게 하고 아이에게 부모의 짐을 지우는 것도 아동학대의 일종이라는 말.
다른 친구들은 걸스카웃 캠핑, 과학 숙제, 발레수업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집'에 대해 걱정하는 건 분명 비정상적이다.
ㅡ근데 이건 내가 이제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조지나의 엄마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
그래서 어쨌든 아이 둘을 책임지려고 안간힘을 쓰며 아등바등하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눈물겹고,
그런 엄마한테 독촉하는 딸이 미워보이고 하더라.

그러면서 가난의 대물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더라고.
왜 그런거 있잖아,
가난한 집은 애를 많이 낳고 큰애가 동생들을 같이 기르고,
다들 교육을 보장받지 못해 벌이가 좋은 직업을 갖지 못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는 그런거.
그럼 여기서 잘못한 사람은 누굴까? 어디서부터 문제인걸까?

물론 애가 둘밖에 없었고, 원래 처음부터 가난한 집은 아니었으니 좀 상황이 다르다만,
한번 가난의 길로 입성(?)하면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느낄 수 있었어서 마음이 아팠다.


ㅡ이래서 퇴근 후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매우 부적절;;;;
힐링 댓츠 노노

그치만 생각해볼 거리가 꽤 있었다.
아마 이 책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몇 없겠다만;
이제서라도 사람에 대한, 가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