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검은 수도사(사형집행인의 딸2) - 올리퍼 푀치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다행히도, 전작의 에피소드와 크게 연결되지 않고 독립되어 있다.
물론 1권에 인물과 배경에 대한 구체적 소개가 있다만,
그렇다고 2권을 보는데 엄청 큰 지장이 있진 않다.
그리고 2권을 안본다고 1권에서의 마무리가 찝찝한 것도 아니고.

저자가 쾨슬 집안의 먼 후손이라, 조상이 남긴 문헌을 공부해서 창작을 보탰다.
마치 내가 그 공간에서 함께 여행을 하는 양 느껴졌던 저자의 상세한 묘사는
이런 탄탄한 가족문헌의 공이 컸다고 본다.
물론 저자의 필력과 스토리 구성력도 훌륭하지만.

"검은 수도사"라는 제목답게 1권보다 한층 더 음습한 내용이었다.
중세는 "신의 섭리"가 모든 일의 원인이자 결과였던 시대였다.
신의 섭리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범죄가 죄의식조차 없이 행해졌다.
종교인들이 오히려 더 집착했고,
그 집착은 광기로 얼룩진 살인을 낳았다.

의미가 퇴색돼버렸던 십자군전쟁도 그렇고,
아니, 그렇게까지 멀리 갈 것도 없이 사이비종교 관련 범죄들만 봐도
무언가에 눈이 멀어버린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새삼 느낀다.
자신의 뜻을 신의 이름으로 갈아치워버리고, 자신의 뜻을 강요한다.
언제부터 신이 그런 모습을 원하셨단 말인가.
힌두교의 시바신이나 그리스신화의 하데스처럼
"죽음"을 경배한다고 하는 신이 아닌 이상,
신의 뜻을 알면서도 외면해버릴 뿐이다.

이 소설의 내용이 전부 진실은 아니다.
당연히 허구가 섞여있지만, 그 중 일부는 진실 혹은 구전이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기 어려운 옛 카톨릭 구전들 말이지.
'비밀 결사대' 이런건 항상 길티플레져를 느끼게한단 말이야 ㅋㅋ
더 알고 싶지만, 왠지 알면 안될 것 같은 끔찍한 옛이야기들...


자세히 감상을 풀자니 끝까지 봐야 답이 나오는 책의 스포일러가 될까봐
감상은 걍 안쓰는걸로 ㅋ
이동시간, 쉬는시간 등 짬날때 틈틈히 읽었는데도 몰입감이 굉장했다.
현실로 복귀하는데 순간 현실이 분간 안될만큼 빠져들더라고 ㅋ
마치 내가 중세 독일 한복판에서 현장을 지켜보고 발로 뛰는 느낌이었다.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다시 보면 또 새로운게 보일 것 같다.
범인(?) 알게 됐다고 안보기엔 당시의 시대상을 매우 잘 묘사해서
중세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크게 흥미를 돋울듯.

3권도 보러가야징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