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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옹정황제 (전 10권) - 이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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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정황제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출판 : 산수야 200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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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거랑 표지가 다르지만.... 중간에 국내 출판사가 바뀌었나보다 -_-;;;

12권짜리 강희대제를 다 읽을 무렵 막권에서 제위를 계승하는 장면이 나와버려서
마치 드라마 예고편을 본듯한 기분이라.. 어쩔 수 없이(?) 읽기 시작한 [옹정황제].


근데,
저자가 원래 제왕삼부곡 시리즈를 쓸 생각이 없었다가 뒤늦게 뽐뿌를 받고 쓴건지,
아니면 원래 계획 하에 집필을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전자라면 상관 없는데, 후자라면 좀 거시기(?)하다.

강희대제 4부의 9~12권 내용이 옹정황제 1~3권과 완전 일치 ㅡㅡ;;;;;
아 물론 [강희대제]에서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인물들(이위랑 취아, 글고 주용상)이 나오기도 하고 소복과의 일화에 대해서도 좀 더 디테일하게 나오니 당연히 100% 일치하는 건 아니긴 한데,
너무 있는 그대로 나오니까 굉장히 지루했다.

물론 옹정제가 형제들과 치열하게 암투를 벌인 끝에 즉위했고,
또 즉위 후에도 끝까지 끊임없이 싸우다가 끝을 맺었으니 그 이야기가 비중이 크긴 하다.
그리고 [강희대제]에서는 어떤 아들에게 어떠한 이유로 즉위를 물려준다는 걸 보여줘야 했을테니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세히 설명했단 것도 이해는 간다.
다만 강희제건 옹정제건 둘 중 하나에선 비중을 확 줄였어야 맞지 않았나 싶다.
대부분의 독자가 두 시리즈를 모두 봤을텐데 이건 인간적으로 독자에 대한 배려가;;;


내가 [강희대제]의 4부를 보면서 머릿속에 그렸던 4황자 윤진에 대한 이미지는
무뚝뚝하고 차갑지만 속정이 깊은 사람이었다.
옹친왕부 사람들을 대할 때도 그렇고, 배신자를 처단하는 모습도 그렇고,
자기 사람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챙겨주고 아끼지만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가차없이 처단할 줄 알고. 자신의 판단에 대해서 쉽게 휘둘리지 않는. 그럼 느낌.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서 당연히 예상했지만) 역시 4황자 윤진이 가장 황제감으로 괜찮지 않나 생각했었다.
물론 강희제도 그래서 윤진에게 제위를 물려줬던 거였겠지만;;;;

근데 실제 즉위 후의 옹정제는 약간 내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혹은 저자가 옹정제의 그런 면만 부각한 것일 수도 있지만.
냉면왕(冷面王)이라는 별명 답게 완전 그냥 신하들을 냉혹하게 몰아치기만 하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었다. 끝날 때까지.
그의 따뜻한 면이나, 인간적인 약점이라고 나온 거라곤 고작 교인제 이야기 하나뿐.

관리들은 그를 욕하고, 백성들은 그를 칭송했다고 하는데-
그리고 내가 백성이었어도 확실히 그랬을 것 같은데-
왜 그런 면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신하들하고 치고박고 치이고 하는 것만 계속 나오다가 끝나는지.

강희제가 그랬던 것처럼 미복 차림의 유람도 가끔 하고 그랬다면 백성들 얘기를 많이 들어볼 수 있어서 자신이 이뤄낸 성과를 좀 더 돌아볼 수 있을텐데,
그러면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속 끓이지 않고 밀고 나갈 수 있었을텐데..
매번 반대에 부딪치고 신하라곤 극단에 서 있을 뿐이기만 했던 옹정제.
그러니 오래 살기는 어려웠을테지. 그렇게 속 끓이고 사는데.

이월하가 그린 옹정제는 걍 일에 파묻혀서 지내고 냉혹하기 짝이 없는 황제.
그뿐이었다.


드라마 예고편st의 [강희대제] 막바지와는 달리,
[옹정황제]는 소복 / 교인제와의 인연에 대한 진실을 알고 생을 마감하는 걸로 끝맺는 걸 보면서 끝이 너무 허무하기도 하고, 씁쓸했다.
[건륭황제] 1권에서도 '여자 조심'이라는 훈계로 이어지는 걸 보니 ...

하지만 그럼에도 난 [건륭황제]를 새로 읽기 시작했고 ㅡㅡ;;;;
아마 올해 안에 [건륭황제]를 다 읽게 된다면 올해의 독서량은 50권 돌파 하겠군. 헛.


청나라의 유례없는 성세를 이루었던 황제라는데,
왜 소설에선 황궁에서 밀당하며 싸움하는 것만 보여줬을까....
분량도 강희제/건륭제에 비해 훨씬 짧고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옹정제에 대해서 제대로 담는 건 부족한 양인데 말야.

그냥 뭔가 자꾸 안타깝다.
내가 [강희대제]를 읽으면서 매력을 느꼈던 사람이 윤진과 윤상이라서 그런가.
역사는 승리자의 것이니까 승리자인 둘이 가장 훈훈하게 그려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리고 훈훈하고 매력이 있으니까 결국 제위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겠지만..

[강희대제]와는 달리,
[옹정황제]에서는 저자가 옹정제의 매력을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옹정황제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국지 매니아였던 나에게 있어 청나라는 별로 관심있는 시대가 아니었는데,
이 제왕삼부곡 시리즈로 인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건 좋은 수확인 것 같다.
소설이니까 100% Fact가 아니니 현실과의 괴리를 탐구하기도 좋고 말이지.
역시 난 사학도의 길을 걸었어야 했나 -_-a 재능과는 별개로 딱 내 취향인데 말이지.
동양사학쪽으로 갔다면 아마 배고프지만 정말 즐겁게 살았을 것 같은데.
다만 배고프겠지. -_-;;;;

역사책이라는 건 그냥 지금처럼 현실에 대해 일탈(?)하고 싶을 때의 탈출구로서 만나는게가장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

Anyway,
전작 [강희대제]에 비해서는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럭저럭 볼만은 했던 책이었다.
이제 [건륭황제]로 ㄱㄱ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