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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주관/내가읽은책

욕망을 부르는 향기 - 레이첼 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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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을 부르는 향기
국내도서
저자 : 레이첼 허즈(Rachel Herz) / 장호연역
출판 : 뮤진트리 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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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에 권태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어느 날,
이대로 살 순 없다는 생각에 과 친구들에게 요청했던 추천도서 목록.
그 중 하나였던 이 책은 일단 제목부터가 확 잡아댕기는 맛(?)이 있었다.

 

옛날, [감각과 지각(Sensation & Perception)]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그랬었다.

오감 중 실질적으로 연구가 주로 이루어진 것은 시각이고, 그 다음이 그나마 청각,

그 외 나머지에 대해서는 사실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실제로 교과서도 음...약간 오바하자면 80% 정도가 시각에 대한 내용이었고,

10%가 청각, 그외 10%가 나머지(?)에 각각 분량이 나뉘어 있었다.

그래서 시각의 매커니즘과 눈의 구조 등에 대해서는 엄청 자세히 배웠는데,

(그 덕에 라섹수술 전 눈 검사 결과를 들을 때 매우 흥미로웠다.

물론 지금은 전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게 함정.....)

청각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배웠던거 같긴 한데(물론 역시 기억나지 않음)

나머지는 거의 기억에 없었다.

대학교때는 학기의 압박도 있기 땜에 진도관계상 못 배운것도 있겠지만 ㅋㅋ

여튼 그만큼 시각, 청각 외에는 굉장히 소홀히 다루어져 왔다는 걸 얘기하고 싶단거지.

 

그래서 이 책에 더욱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우리 생활에 필수 불가결하나 미지의 영역인 후각에 대해 다루었다는 것 자체에.

 

 

저자는 최대한 객관적인 실험과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또 후각을 잃은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후각의 중요성 및 미래 기술의 방향(?)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물론 한계는 있다.

후각이라는 게 너무나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부분이 크다 보니 통제가 잘 된 '실험'다운 실험을 수행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거.

그리고 워낙 알려진게 없기 땜에 -_-

저자도 종종 자신의 주장에 대해 자신없어함;; ㅋㅋㅋ

 

그치만 이론적인 부분(특히 심리학 이론이라든지 뇌 구조, 또 의학용어 등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간결하게 서술했다던지,

가능한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던지 하는 부분에서 약간 눈물겨웠음.

나같이 생물심리학 같은 뇌과학 수업을 잘 못해서 별로 안좋아했다 보니 졸업과 동시에 거의 다 잊어버린-_- 사람에겐 최적화된 책이었음.

 

 

냄새를 지각할 때 편도체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편도체(Amygdala)는 변연계(limbic system)의 핵심인데,

이 변연계는 보통 정서, 감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예전에 교수님이 변연계에 대해 설명할 때 가장 원초적인 곳이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

뇌 연구자(?)들 중에 진화론자가 많은데(....라기보단 걍 과학자중에 많은건가?)

진화론을 가장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바로 이 변연계라고 말한다.

가장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곳이라서 가장 밑(?)쪽에 숨어있다며.

인간이 진화해가면서 점차 뇌 구조가 발달해갔고,

뇌가 커져가면서 점점 이성/합리적 사고가 가능해진거라는... 뭐 그런 이야기.

그래서 흔히 이 변연계를 '파충류 뇌'라고 부른다고 한다.

파충류에도 이정도는 다 있다는건가...ㅋㅋ

 

사실 흔히 편도체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공포'에 대한 정서다.

공포, 두려움이라는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을 느낄 때 활성화된다는 건데,

그만큼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역할을 주로 담당한다는 거지.

 

ㅡ그런 편도체가,

냄새를 지각할 때에도 활성화된다는 부분에서 나는 일단 좀 충격이었다.

아니 충격이라기보다는 뭐랄까. 눈이 확 떠지는 느낌?

이 말은 곧 후각이 합리적인 사고보다는 감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의미이니까.

 

그치만 또 신기한건 미각처럼 날 때부터 타고나는 게 아니라,

어느정도 '학습'이 가능하다는거다.

이는 같은 향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감정을 느낀다는 부분에서,

문화권과 자신의 경험 등을 통해서 좋은 향과 나쁜 향을 학습한다는걸 알 수 있다.

웃긴건 향에 대한 '왜곡'된 사고를 주입시키는 것도 통한다는거.

그만큼 학습을 통해 어느 정도 호불호를 바꾸게 하거나 또는 어느정도 완화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거다.

 

 

우리 생활에 생각보다 후각에 영향을 받는게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러고보면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 등 식품에도 '향'만 가미된 음식이 꽤 많은걸 보면,

그리고 그런 음식에 대해 나도 그 맛이 난다고 느끼는 걸 보면,

그만큼 향이 미치는 영향이 꽤 크긴 크다.

오죽 향만 넣은게 많으면 진짜로 과일이 들었다는 게 주목받는 이유일까;;;;;

 

사실 호흡기이기 때문에 코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해왔지만서도,

후각을 잃는 건 (책에서 저자가 설문결과를 언급했듯) 그리 큰 일은 아니다 싶었거던.

평소에 크게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신체부위인데,

후각을 잃는 게 삶의 방향성까지 좌우할만한 큰 문제가 된다는 게 놀라웠다.

역시 뭐든 몸에 허투루 달린(?)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

 

장점 ) 일반인들에게 자주 다뤄지지 않는 주제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풀어나감

         다양한 실험 사례를 보여주어 이해를 도움

         심리학과 초년생이 볼만한 수준

 

단점 ) 뇌 부위와 역할에 대해 기술된 부분이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음

         쌩(?)일반인에게는 좀 마이 어려울지도.

         (혹시 책 표지가 빈티지해서 인기있으려나)

 

다른 생물심리학 / 뇌과학 책을 찾아보게 만드는 책....

그래서 이전에 사두고 안본거 다시 읽어볼라고....ㅋㅋㅋ